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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Trend

Matter 1.0 공개! 홈 IoT 표준 경쟁 본격화

 

CSA의 Matter 1.0 공개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가 10월 4일 Matter 1.0을 공개했습니다.

 

CSA는 홈 IoT 플랫폼 표준화를 위해 구글, 애플, 아마존, 컴캐스트 등 550여 개 기업으로 구성된 협의체인데요.
(Matter 개발에는 28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날 CSA는 2019년 개발을 시작한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Matter 1.0 버전의 세부사양과 인증 프로그램을 공개했습니다.

 

Matter1.0
Matter 1.0 공개를 알리는 CSA (출처: CSA)

 

 

홈 IoT 표준화가 필요한 이유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모여 Matter를 함께 개발하고 공개한걸까요?

 

가전, 전자기기, 조명, 냉난방 시설 등 집 안의 모든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스마트홈 시대가 도래하면서 핵심기술인 IoT가 주목받게 됐습니다.

IoT는 이미 10년 전부터 소개된 기술로 대중에게도 친숙한 기술이죠.

 

그런데 이 IoT가 TRL(기술수준)은 높은데 확산이 생각보다 더딥니다.

바로 표준화 이슈 때문인데요.

IoT 제품이나 서비스마다 통신규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상호연동에 제약이 발생하게 됩니다.

 

가령 삼성에서 제조한 가전제품과 구글 홈 서비스는 제대로 연동되지 않습니다.

통신 프로토콜이 다르기 때문이죠.

연결만 될뿐 연동은 되지 않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개방형 통신 프로토콜 규격의 개발과 표준화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대기업 중심으로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 등 표준화 시도가 있었으나 기대 이하의 성과에 그친 것으로 평가됩니다.

 

CSA는 본격적인 홈 IoT 표준화를 위해 Matter 표준 개발을 3년간 추진해왔고, 이번에 1.0 버전이 공개된 것입니다.

참고로 구글은 이에 맞춰 자사 스마트홈 브랜드인 네스트 기기에 Matter가 연동되도록 하는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Google-Nest-and-Matter
구글 네스트와 Matter의 연동 (출처: 구글, CSA)

 

Matter의 경쟁자는?

 

그럼 Matter가 표준화에 성공한다면 유일한 홈 IoT 표준이 되는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Matter와 경쟁 중인 또다른 표준이 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가 개발 중인 표준입니다.

 

HCA는 삼성, LG, 하이얼, GE 등 13개 가전기업으로 구성된 홈 IoT 표준화 협의체인데요.

지난달 초 독일에서 개최된 IFA 2022에서 최초로 가전 연동을 시연해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Matter와 CSA 표준의 장점 비교

 

CSA의 Matter는 참여기업이 많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IT, 통신, 반도체, 가전 등 다양한 분야의 550여 개 기업들이 참여 중입니다.)

 

아무래도 표준은 기본적으로 참여주체가 많을 수록 유리합니다.

Omdia에 따르면, 2023년 Matter를 적용한 전세계 IoT 디바이스의 출하량은 최대 4억 개 이상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는 전체 IoT 디바이스 출하량의 44%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반면 HCA는 13개 가전 관련기업이 참여 중입니다.

CSA 참여기업 수보다 월등히 적지요.

 

그러나 HCA 표준은 CSA의 Matter보다 강력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홈의 핵심 제품이 가전이기 때문이죠.

작은 디바이스들이 연동되는 것보다 대형 가전들이 연동되는 것이 훨씬 더 파급력이 클겁니다.

 

HCA에는 삼성전자, LG전자는 물론 중국 하이얼, 미국 GE(하이얼에 인수), 유럽 일렉트로룩스 등 세계 최고의 가전기업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SA 회원사로 Matter 개발에도 참여 중인데요.

삼성전자는 CSA보다는 HCA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HCA 설립을 주도했고 현재도 의장사로 있습니다.)

LG전자 역시 최근 HCA에 공동 의장사로 참여하는 등 국내 대표 가전기업 간 보기 드문 협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Matter와 HCA 표준 중 어떤 것이 시장에서 홈 IoT 표준으로 채택될지 아직은 예단할 수 없습니다.

Matter는 이제 막 1.0 버전을 발표했고 HCA 역시 지난달 첫 시연을 했을 뿐입니다.

 

과연 둘 중 적어도 하나의 표준은 OCF의 전철을 밟지 않고 실질적인 표준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두 표준 모두 성공해 (두 표준 간) 또 하나의 벽이 생길 수도 있고, 두 표준을 상호연동하는 제 3의 표준이 등장할 수도 있겠지요.

 

부디 머지 않은 미래에 집 안의 모든 것들이 자유롭게 연동되는 진정한 스마트홈 시대가 열리길 기대해봅니다.